한국e스포츠협회, 대한체육회에서 제명당해

e스포츠의 스포츠화
제동 걸리나

   대한체육회가 한국e스포츠협회를 회원종목단체에서 제명했다. e스포츠협회는 대한체육회에서 제명당한 것에 이어 최근 비리 연루까지 각종 몸살을 앓고 있다.

   ■ 대한체육회 준회원단체 자격 상실

   지난 2015년 말 대한체육회는 국민생활체육회와 통합되는 과정에서 회원단체에 대한 등급분류 기준을 개정하였다. 2016년 3월 통합 대한체육회가 출범하면서, e스포츠협회는 개정된 기준에 따라 6월 준회원단체에서 ‘결격단체’로 지위가 변경되었다. 동시에 대한체육회로부터 회원종목 요건 충족을 위한 1년의 유예기간을 부여받았다. e스포츠협회가 1년 동안 ‘시·군·구 지회 설립 및 시·군·구 체육회 가입을 통한 시·도 종목단체를 설립’해야 하는 조건을 충족하면 준회원단체 자격이 회복된다. 하지만 당초 인프라가 없었던 e스포츠협회는 9개 이상의 시·도 종목단체가 해당 시·도체육회에 가입해야하는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해 지난 8월 준회원단체 자격을 박탈당했다.

   대한체육회는 대한민국 아마추어 스포츠의 총괄단체로서 국제올림픽위원회, 아시아올림픽평의회 등 국제체육기구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단체다. 대한체육회에 회원종목단체로 인정받는 것은 e스포츠의 정식스포츠화에 큰 분기점이 될 수 있었기에 아쉬운 결과다.

   이에 대해 e스포츠협회는 “새로운 기준에 따라 2016년 초부터 지부 및 지회 설립, 시도체육회 가입 및 지역 e스포츠 거점 구축을 위해 ‘공인 e스포츠 pc클럽 지정 사업’을 시작하였으나, 1년 내에 대한체육회의 기준을 충족하는 시·도 종목단체 9개 이상을 세우는 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까웠다”고 밝혔다.

   공인 e스포츠 pc클럽이란 한국e스포츠협회가 생활 e스포츠 문화 확산을 위해 전국 각지의 pc방 중 모범적인 시설과 스포츠 운영 노하우를 갖춘 pc방을 선별하여 지정한 ‘생활 e스포츠 경기시설’ pc방을 말한다.

   ■ 아시안게임 특별 전형

   아시아올림픽평의회는 e스포츠를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는 시범종목으로, 2022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정식종목으로 채택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e스포츠협회는 어느 정도 지회 인프라를 갖춘 인천시와 부산시 중 한 곳의 지회를 시·도체육회에 가입시킨 뒤 ‘아시안게임 특별 전형’으로 체육회에 다시 입성하고자 한다.

   대한체육회 가입·탈퇴규정 제5조에 따르면 종목단체는 9개 이상의 시·도 종목단체(지회)가 시·도체육회에 가입되어 있어야 준가맹 자격을 얻는다. 다만 아시안게임 종목일 경우 1개의 시·도 종목단체만 있으면 된다.

   e스포츠협회는 11개 지회를 보유 중이지만 시·도체육회 소속 지회는 한 개도 없다. 그렇기에 내년 4월까지 9개의 정식 시·도 종목단체를 갖추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협회는 아시안게임 종목을 명분으로 1개 시·도체육회 가입 요건을 충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 e스포츠의 잠재력

   e스포츠는 아시안게임에 정식종목으로 채택될 정도로 최근 기존 주류 스포츠 못지않은 인기를 보여주고 있다. 선수들의 연봉과 e스포츠의 시장 규모, 국제 대회 시청자수 등의 수치들이 이를 증명한다. 리그오브레전드 선수인 이상혁(페이커)의 연봉은 30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 이는 국내야구 최고 연봉인 25억 원을 받는 이대호보다 5억 원이 더 많은 수치다. 더불어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챕피언십 결승전 시청자 수는 약 4300만 명으로 미 프로야구 결승전 시청자 수인 약 4000만 명을 앞설 정도이다.

△ e스포츠의 인기 ⓒ 경향비즈

   또한 e스포츠는 대한체육회가 말한 ‘전국에서 동호인들이 대회에 나올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 전국에 있는 수많은 pc방은 지역거점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 가능하다. 현재 e스포츠협회에서 선정하고 있는 공인 e스포츠 pc클럽은 70개에 이른다.

   2007년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전국 단위 아마추어 대회 ‘대통령배 KeG’는 전국 16개 광역시·도가 참가한다. '대통령배 KeG'는 참가 신청자가 많아 지역 예선전을 매년 치를 정도다.

   이렇듯 e스포츠의 역량은 계속 커나가고 있고 발전 가능성 또한 무궁무진하다. 이를 더욱 키우기 위해서는 협회 차원의 지원과 관리가 필수적이다.

   ■ e스포츠협회 뇌물 논란

△ 검찰청에 출두하는 전병헌 ⓒ 뉴시스

   하지만 e스포츠 발전을 위한 초석을 다져야 할 e스포츠협회는 최근 자기 한 몸 건사하기도 바쁘다.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e스포츠협회를 통해 롯데홈쇼핑으로부터 수억 원의 뇌물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전병헌 전 수석이 지난 2015년 회장으로 있던 e스포츠협회에 롯데홈쇼핑이 후원금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불법에 관여했다는 혐의다. 현재 검찰조사에서 드러난 전병헌 전 수석 측근들의 횡령액이 5억 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스포츠협회 현 사무총장까지 연루된 횡령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협회 수뇌부는 추진력을 잃게 되어 e스포츠의 정식 스포츠화를 위한 협회의 행보엔 더욱 제동이 걸린다.

  • 문이진

    17-12-21 16:22:37

    e스포츠의 저력은 게임을 하지 않는 저도 뼈저리게 느낄 수 있는데, 우리 사회에선 아직 e스포츠가 '시간 낭비'나 '게임' 등으로만 여겨지면서 인정받지 못 하는 게 아쉬워요. 우리 태양이 닝닝냥냥삐뺩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