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대표자 선거 무산, 이대로 괜찮은가

대표자 없이 맞이하는 2018년,
바뀌는 학사제도에 대한 대책은?

   ■ 제33대 총학생회 선거 무산. 이유는 무엇인가

   지난 11월 13일 제33대 총학생회 선거가 시작됐다. 2014년 이후 꾸준히 단일 후보로 진행된 총학생회 선거였지만 이례적으로 두 선본이 후보자 등록했다. 기호1번 운동화(정후보 이문형, 부후보 김현서)와 기호2번 Be:온(정후보 한소망, 부후보 신경철)의 경쟁으로 시작된 이번 선거는 학우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11월 22일 기호2번 Be:온의 사퇴로 제33대 총학생회 선거는 제32대 총학생회 선거와 마찬가지로 단일 후보로 진행되었다. Be:온 선본은 사퇴의 자세한 이유는 밝히지 않았으며 같은 날 게시한 사퇴문을 통해 “Be:온 선본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인권 기조에 어긋나는 행동을 한 사람이 선본 내부에 있다는 문제제기를 받았고 이에 대해 먼저 내부검증 하지 못한 것은 선거운동본부의 책임이기에 깊이 반성하며 총학생회 선거 후보에서 사퇴한다.” 라고 밝혔다.

△ 11월 23일 진행된 후보자 정책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운동화 선본의 후보자들
ⓒ 이승은 기자

   따라서 23일 18시 30분에 진행한 후보자 정책토론회에서는 기호1번 운동화의 정후보, 부후보만이 마이크를 잡았다. 그러나 운동화 선본의 후보자들은 기조연설, 공약연설 후에 이어진 공약질의, 자유질의 순서에서 회칙을 숙지하지 못한 모습 등을 보이며 “더 알아보겠다.”, “논의하겠다.” 라는 답변들만 내놓았다.

   정책토론회 이후 시간표 스케쥴러 앱(App) ‘에브리타임’의 익명 게시판에는 운동화 선본의 정후보의 과거 성폭력 가해 사실에 대한 문제제기가 올라왔으며 이는 페이스북 페이지 ‘성공회대학교 대나무숲’에 게시되었다.

   이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1월 26일 운동화 선본의 정부호와 부후보를 제외한 선거운동원 전원이 사퇴했음을 공고했다. 운동화 선본은 사퇴이유에 대해 “현재 익명게시판 내 이야기되고 있는 정후보의 문제로 선거운동본부원에게 피해를 주고싶지 않다.” 라고 밝혔다.

△ 11월 27일 게시된 익명 대자보 ⓒ 이승은 기자

   투표 첫 날인 27일 오전, 학내 게시판에는 운동화 선본에 대한 두 종류의 대자보가 붙었다. 첫 번째 대자보는 익명으로 게시되었으며 운동화 선본의 후보자 자질을 지적하고 이에 동의하는 학우들은 투표 보이콧이 아닌 반대표로 뜻을 함께하자는 내용이었다. 연이어 ‘ㅇ학우 성폭력피해 생존자 지지모임’은 ‘당신 옆에 있는 ㅇ학우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붙였다. 이 대자보에서는 총학생회장 후보로 출마한 ㅇ학우의 성폭력 가해사실에 대해 공론화하고 성폭력 상담소를 통해 가해 지목인에게 전달한 요구를 밝혔다. 요구 중 하나는 ㅇ학우의 총학생회장 후보직 사퇴였다.

   27일 밤, 운동화 선본의 정후보 이문형 씨는 해당 대자보에 기재된 내용은 사실과 다름을 밝히고 본 사건을 검찰에 수사의뢰 하기로 했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게시했다.

   28일에는 다수의 학내 소모임, 단체들이 연대 입장문을 게시했다. 연대 단체들은 해당 대자보에서 “피해자의 용기를 지지하고 운동화 선본 반대를 통해 피해자에게 연대의 표시를 하고 더 이상 이 공동체에서 성폭력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야한다.” 라는 뜻을 전했다.

   투표 3일째인 29일 오전, ㅇ학우 성폭력 피해 생존자 지지모임에서는 또 다른 성폭력 피해 공론화를 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게시했다.

   투표율 미달로 원래 개표 예정일이었던 29일에 긴급 중선관위가 개회되었고, 선거시행세칙 제36조에 의해 투표일은 하루 연장되었다. 그러나 4일 동안의 투표기간에도 불구하고 제33대 총학생회 선거는 42.27%라는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고 투표함을 개봉하지 못했다.

   ■ 대표자 없이 맞이하는 새로운 학생사회, 이대로 괜찮은가?

   2018년, 성공회대학교는 기존의 학과체제에서 벗어나 4개 융합 자율학부 체제로 들어서게 된다. 이에 따라 제32대 중앙운영위원회와 제32대 총학생회 바다는 지난 9월 25일 전체학생대표자 회의에서 학생회 구조변경 관련 회칙을 통과 시켰다.

△ 9월13일 진행된 학생회 구조변경 간담회에서 부총학생회장 황도현이 발제를 하고 있는 모습
ⓒ 이승은 기자

   총학생회 바다에서 개최한 학생회 구조변경 간담회 설명에 따르면 2018년에 새롭게 개편되는 학생회 구조는 기존의 학과 학생회, 과대표 체제가 아닌 학부 학생회와 전공대표, 부대표 그리고 새내기 반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학사제도가 새롭게 개편되는 만큼 2018년 한 해를 이끌어갈 대표자들의 역할 또한 중요해졌다. 하지만 학부 학생회 선거는 사회융합자율학부 이외에는 후보자가 나오지 않았다. 전공대표 선거 또한 글로컬IT학과를 제외한 12개 학과에서 후보자가 나오지 않아 무산되었다.

   이에 대해 김산하 신문방송학과 부학생회장은 “급격한 구조 변화로 인해 학생사회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낮아졌고 그에 따라 관심 또한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라고 원인을 분석했다.

   회칙에 따르면 학생회 대표자 선거 무산 시 대의원들이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구성하게 된다. 이대로라면 사회융합자율학부 이외의 모든 학생회 단위가 비대위로 구성된다. 이로 인해 발생할 문제에 대해 김산하 신문방송학과 부학생회장은 “비대위는 선출직이 아니기 때문에 학생사회에 대한 열정이 부족할 것이다. 그에 따라 학생사회를 이끌어가는 동력이 선출직 대표자보다는 떨어질 것 같다.” 라고 말했다.

   선거시행세칙 제52조에 따라 제33대 총학생회 선거와 무산된 학부 학생회 선거, 전공대표 선거는 내년 3월에 보궐선거로서 다시 치러져야 한다. 이 선거에서 대표자들이 세워진다면 그들이 해결해야 할 첫 번째 문제는 무엇일까.

   이예리 정보통신공학과 학생회장은 “학과간의 괴리를 없애는 것, 학과제에서 학부체제로 가면서 여러 학과들이 하나로 묶이게 되는데, 공동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가장 큰 과제일 것 같다.” 라고 전했다.

   한편 12월 4일 열린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제33대 비대위원장으로 인준 받은 황도현 현 부총학생회장은 “우선적으로 비대위 구성이 빠르게 되어야 할 것이고 학부별로 2018년 1년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라고 뜻을 밝혔다. 또한 그는 “대표자는 의제를 발굴하고 의제에 대한 여러 입장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대표자가 없는 상황에서의 학생사회는 이런 부분들이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라며 현 상황에 대해 우려했다.

   학부체제는 현재 재학생 그리고 학교 본부조차 한 번도 체험해보지 않은 시스템이다. 따라서 2018년은 과도기적인 시기이고, 1년 혹은 2~3년에 걸쳐서 이 체제에서 발생되는 불편사항들을 학교에 요구하고 끊임없이 바꿔나가야 한다. 대표자들의 부재로 인해 학교와 학생 간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성공회대학교 학우들은 바뀐 체제에 더욱 적응하기 힘들고, 불편사항들을 학교에 전달하는 것도 어려울 것이다.

  • 문이진

    17-12-21 16:39:11

    학생사회에 대한 걱정 어린 고찰이 잘 느껴지는 기사였습니다. 저 또한 경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선거무산으로 종료된 이번 선거에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내년 보궐선거를 기대해봅니다,, 승은찌 싸라해

    이승은

    17-12-28 15:39:01

    헤헤 기사 읽어주시고 댓글까지 달아주시다니 감사합니다 모두 편집국의 좋은 피드백 덕분에 나올 수 있는 기사였어요 리진찌 싸라해요 ♡